나름 노하우일 텐데 이렇게 다 공개해도 되나.
더 많은 사람들이 내가 느낀 도파민을 맛 봤으면 좋겠다. 사실 진짜 노하우는 ‘인공지능에게 말을 많이 걸어보는 것’이다. 인공지능에게는 아주 미미한 센스도 기대하면 안 된다. 센스 없이 대화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GPT 유료 버전 구독자만 쓸 수 있는 원영적 사고 GPT를 출시한 지 일주일 뒤, 무료 버전의 원영적 사고 GPT도 제작했다.
처음에 만든 유료 버전 원영적 사고 GPT의 클릭률 대비 이용률을 보니까 20% 정도밖에 안 되더라. 커뮤니티에 ‘유료라서 못 해봤다’ 이런 댓글들이 올라오는 것도 계속 눈에 밟혔고. 커스텀 GPT를 무료로 제작할 수 있는 툴을 찾아서 바로 배포를 했다. 역시나 무료 버전은 제작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도 이용률이 훨씬 높다.
이게 바로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시장 반응을 보고 맞춰서 변형시키고, 또 반응 보고 변형시키고 하면서 플라이 휠을 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정말 신난다.
각종 커뮤니티, 뉴스레터, 언론까지. 원영적 사고 GPT가 방방곡곡에 소개됐다.
도파민이 최고였던 기간이다. 창업했을 때의 경험을 살려 검색이 잘 되게 SEO 작업을 해 놓긴 했지만, 이렇게나 퍼질 줄이야. 커뮤니티나 트위터(X)에서 본 친구들이 너 여기 나왔어, 저기 나왔어 하며 퍼다 날라줬다. 어렸을 때 불렀던 노래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가 귓가에서 자동재생 되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연락 안 하고 있던 친구들과도 오랜만에 연락을 하게 됐다.
Chapter 03. 변화를 만났을 때 ‘오!’ 혹은 ‘아…’
한때 GPT를 외면했었는데 지금은 GPT로 유명세까지 치뤘다. 상황이 굉장히 극적인데.
“변화를 만났을 때 ‘오!’로 반응하면 현대인, ‘아…’로 반응하면 기성인”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늘 ‘오!!!!’로만 살아왔는데 GPT 앞에서 처음 멈칫했던 것 같다. 이번을 계기로 다시 ‘오!’로 돌아설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이 만든 변화 앞에서 도태될 뻔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감사한 사건이다.
사람들이 모두 ‘오!’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나.
절대 아니다. 모두에게 현대인이 되라고 가능하는 건 폭력에 가까운 생각이다. 누군가는 앞서 나가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현재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나에게는 유지가 후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어쨌든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누구나 변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이 변화에 올라타는 걸 즐길 수도 있는데 기회조차 갖지 못할까봐. 그런 사람들을 보면 좀 아쉽다. 이런 마음 때문에 교육에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
나에게 교육은 공유에 가깝다. 조금이라도 앞서간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배운 걸 알려주는 거다. 그래야 다같이 잘 되지 않겠나. 만일 내가 원영적 사고 GPT 제작기를 비밀로 한다면. 그 다음에 뭐가 있을까? 난 아무것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다같이 공유하면, 더 재밌는 게 많이 만들어지지 않겠나.
‘다같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개발자 커뮤니티를 보면 자신에게 아무 이득이 없는데, 하루종일 삽질해서 얻은 결과물을 공짜로 공개해버리지 않나. 이런 공유 문화 덕분에 개발자 커뮤니티가 굉장히 빠르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혼자서만 알면 재미없어서 그런 거 아닐까. 진정한 재미는 모두가 다같이 공유할 때 탄생하는 것 같다.
오늘도 몇몇 개발자 친구들이 GPT가 업그레이드 됐다며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려주더라.* 또 ‘혼자만 레벨업’을 했다던데, 얼마나 레벨업을 했을지 굉장히 설레는 상태다. 개발자 친구들이 GPT 업그레이드 소식을 공유한 덕분에 나까지 설렘을 갖게 되지 않았나. ‘다같이’ 알면 이렇게나 재밌어진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GPT-4O가 공개된 직후였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의 슬로건은 ‘누구나 큰일낼 수 있어’다. 이루고 싶은 큰일은 무엇인가.
한 명이 여려 명의 행동이나 생각을 바꾸는 것. 카카오톡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료로 메시지를 보낸다는 인식이 없었다. 카카오톡이라는 서비스 하나가 전국민을 바꿔놓았다. 내가 꾸준히 추구하고 있는 교육, 즉 공유도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눠줌으로써 영향을 주고 싶은 거다. 내가 건네준 것들 덕분에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야가 생겨나고, 또 새로운 큰일이 생겨나길 바란다. 이 인터뷰에서 건네드린 원영적 사고 GPT 노하우로 OOO적 사고 GPT가 연이어 나온다면, 그것도 일종의 큰일이지 않을까.
‘럭키비키한 순간🍀’의 시작은 변화에서부터
원영적 사고의 모든 맺음은 ‘완전 럭키비키잖아🍀’로 끝난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가장 Lucky했던 순간을 물었다.
변화를 맞이했던 순간들이 아닐까. 대표적으로 아이폰을 처음 썼을 때가 떠오른다. 기술이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내 자리를 어떻게 마련했는지를 생각하면 이 순간이 트리거가 되어 주었던 것 같다. 덕분에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방향으로 살아왔다.
변화를 신나게 즐기는 편이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무섭기도 하다. 너무 급변하니까 조금만 적응을 못하면 금방 뒤쳐질 것 같은 불안함도 있다. 하지만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싶을 때 몇년 전에 아이폰을 가지고 하루 종일 탐구했던 열정을 떠올린다. 나를 여기까지 데리고 왔던 그 열정이 누구도 아닌 ‘내 것’이기에 그래도 안도한다.
인공지능 앞에서 조금이라도 불안이 든다면, 차라리 올라타봐라. 내게 아이폰을 열정적으로 탐구했던 순간처럼, 여러분들이 인공지능을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순간이 ‘럭키비키한 순간’의 시작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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